미국 민족의 역사
미국 민족의 역사 샤를 모라스 우연히 미국에서 역사 교사로 근무하는 한인 교포와 대화의 시간을 가진 적 있다. 그는 요즘 발간되는 미국 역사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 관련 내용이 수록되어있다고 말하면서, 미국인들이 동아시아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고무되어 있었다. 덧붙이기를, <비 단 한국의 역사만이 아닌, 한국계 미국인의 역사 이기도 하기에 미국인들에게 교육해야 한다 >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미국인의 시조는 누구인가? 콜롬버스? 메리플라워 호의 청교도들? 조지 워싱턴을 위시한 <건국의 아버지들>이 미국의 국체를 건설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현대 미국인의 공통된 시조가 될 수 없다. 1790년 미국 최초의 이민법에 의거하자면, 오직 백인만이 미국인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미국은 그 시작조차 불분명한 빈약한 역사의 나라다. 이는 미국의 건국 자체가 매우 부자연스러운 인위적인 실험의 결과이기 때문이며, 조상이라는 존재를 모르고 태어난 최초의 수정관 아기이다. 이 아이에게 아버지를 만들어주려는 시도들은 지금껏 여러 번 있어왔고, 작금에 이르러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인들은, 아버지라는 존재의 단일성을 거부함으로서 난제를 명쾌히 풀어냈다. 그렇다. 미국이라는 이 수정관 아기는 한 명의 정자로 창조된 게 아니다. 집단난교와 이종교배와도 같은, 아메리카 대륙을 더럽힌 수천 수백 가지 인종적 혼합의 결과물인 미국은 그들 모두의 시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요컨대 샤를마뉴와 아서왕, 카이사르와 공자, 단군의 자손들이 미국 시민권을 발부받는 즉시 그들 모두의 아버지를 자신의 것으로 물화시키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순수한 형태를 유지하던 신화적인 투쟁의 의식은, 미국인들에게 전승되는 과정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변증>을 거쳐 해체되고, 이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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